따스한 햇살 아래 꽃잎이 흩날리는 완연한 봄날, 잔잔한 바람결에 마음마저 설레는 계절입니다. 이러한 봄날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술 한 잔이 빠질 수 없겠죠. 편의점 냉장고 가득한 술도 좋지만, 전국의 술 익는 양조장에서 빚어낸 술 한 모금은 그 깊이와 풍미가 차원이 다릅니다.
봄꽃 흐드러진 산자락 아래, 푸릇한 보리밭 앞에서 기울이는 술잔은 단순한 음주를 넘어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오랫동안 잊지 못할 달콤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봄날의 풍류를 만끽할 수 있는 전국 대표 양조장 4곳을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각 양조장의 역사와 특징, 놓칠 수 없는 공간 소개,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방문 시 유용한 탑까지 상세하게 담았습니다. 지역 특색을 담은 전통주와 수제 맥주를 경험하고 술이 빚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느끼며 특별한 추억까지 만들어갈 수 있는 여행을 떠나보세요.
◎ 산사원 : 맑은 물이 빚어낸 깊은 술맛 (경기 포천)
'물을 품은 곳(산사원)'이라는 지명처럼 경기도 포천은 예로부터 맑은 물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깨끗한 물을 좋은 술맛을 내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 이러한 포천의 운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산사원은 전통주 제조 기업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전통술 박물관입니다.
단순한 박물관을 넘어 전통주 관련 전시, 흥미로운 체험 그리고 실제 양조 기능을 모두 갖춘 전통술 복합문화공간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 공간 소개
산사원은 크게 본관과 아름다운 야외 정원으로 나뉩니다.
- 본관 : 2층으로 올라가면 전통술 박물관이 짠! 하고 나타납니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종류부터 시작해서 옛날에 술 만들 때 쓰던 소줏고리나 술독 같은 신기한 도구들까지 우리 술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쫙 훑어볼 수 있어요. 술에 대해 잘 몰라도 걱정 마세요!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술 박사가 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
그리고 1층에 있는 우곡기념관은 '누룩 임금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전통술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우곡 배상면 선생님을 기리는 곳이에요. 선생님의 삶과 업적을 보면서 우리 술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생겨난답니다.
산사원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바로 시음 체험! 배상면주가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다양한 술들을 맛보면서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다는 거죠. 산사춘, 느린마을 막걸리, 상큼 달콤한 딸기 칵테일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의 술을 아낌없이 맛볼 수 있어서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후기가 많아요. 평소에 궁금했던 술이나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 야외정원으로 나가보면 넓은 잔디밭을 중심으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요.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건 바로 '세월랑'이라는 전통술 숙성고인데요. 600리터가 넘는 엄청나게 큰 옹기들이 무려 400개 남게 줄지어서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에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술독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을 그냥 건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는 '우곡루'라는 멋진 누각과 술의 기본 재료인 누룩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부안당'도 놓치지 말고 꼭 들러보세요.
| 직접 술을 빚어보는 특별한 경험
우리나라 전통술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집에서 직접 빚어 먹던 술, 즉 가양주 문화였어요. 옛날에는 농사일에도, 제사에도, 손님을 대접할 때도 술이 빠질 수 없었기 때문에 각 가정마다 술을 빚는 특별한 비법들이 전해 내려왔다고 해요. 지역이나 가문 심지어 술을 빚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 맛과 향이 정말 다양했다니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산사원에서는 1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처럼 직접 술을 빚어보는 특별한 가양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쌀, 맑은 물 그리고 술이 발효되도록 도와주는 누룩, 이 세 가지 단순한 재료가 시기하게도 맛있는 술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거죠. 게다가 자기가 직접 만든 술을 집으로 가져가서 맛볼 수 있으니 정말 특별한 기념품이 되겠죠? 가양주 체험은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하니까 잊지 마세요!
- 산사원 방문 꿀팁!
산사원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 바로 600리터가 넘는 대형 옹기 400여 개가 쫙 늘어선 세월랑이에요. 웅장한 술독들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정말 예술! 꼭 멋진 포즈로 인생샷 남겨보세요.😋
◎ 당진 신평양조장 : 90년 넘는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술맛
충청남도 당진에 자리 잡은 신평양조장은 1933년에 문을 연, 거의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주 오래된 술도가예요.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손자로 이어지면서 3대째 변함없는 맛과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는 사실!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 왔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
신평양조장의 간판 술은 바로 청와대 건배주로 유명해진 '백련 생막걸리 스노우'랍니다. 대한민국 식품 명인이자 신평양조장의 2대 대표이신 김용세 명인께서 스님이 연잎차를 마시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하셨다고 해요. 말린 연잎을 잘게 부숴서 술에 넣어 빚는데 일반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은 싹 사라지고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연잎 향이 감도는 특별한 맛이 일품이에요.
|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
9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오래된 한옥 건물과 현대적인 감각의 새로운 건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에서 신평양조장의 깊은 역사를 짐작할 수 있어요. 방문객들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은 양조갤러리와 신펑양조뮤지엄 두 곳인데요.
- 양조갤러리에서는 막걸리가 만들어지는 전통적인 제조 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요. 술이 익어가는 냄새를 맡고 장인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죠. 견학을 마친 후에는 신평양조장이 대표 막걸리 4종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시음 기회도 놓치지 마세요. 다양한 막걸리의 막과 향을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딱 맞는 막걸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 신평양조뮤지엄은 예전에 쌀 창고로 쓰이던 곳을 새롭게 꾸민 공간인데요, 여기서는 직접 연잎 막걸리를 빚어 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어요. 마치 한국식 브루어리 투어 같은 느낌이랄까요? 막걸리 빚기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 손으로 빚는 막걸리의 특별함
신평양조장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은 단연 연잎주 말걸리 빚기 체험이에요. 당진의 자랑인 해나루 쌀로 정성껏 지은 고두밥, 깨끗하게 씻어 덖은(약재, 곡식, 찻잎 등을 첨가물 없이 그대로 볶아서 익힌다는 의미) 향긋한 연잎 등 막걸리 빚기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다 준비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전통 막걸리 빚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내 손으로 직접 버무린 막걸리는 집으로 가져가서 약 일주일 정도 발효시키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막걸리 원주가 완성된답니다.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다른 체험 프로그램도 한번 살펴보세요. 막걸리 제조 과정을 귀여운 그림으로 그린 한지를 나무 등에 붙여서 은은한 분위기와 무드등을 만들거나(약 40분 소요), 쌀누룩을 이용해서 피부에 좋은 천연 아로마 입욕제를 만드는 체험(약 45분 소요)은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추억이 되고 멋진 기념품까지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 알아두면 좋은 꿀팁!
신평양조장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필수예요. 개인 손님은 온라인(네이버 예약)을 통해서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고 15명 이상 단체 손님은 전화로 문의해서 예약하면 됩니다. 미리미리 예약하고 가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신평양조장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 안동 맹개술도가 : 500년 역사를 품은 특별한 밀 소주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술 이야기를 해볼까요? 소주는 쌀로 만든다? 땡! 틀렸습니다.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맹개마을에서는 신기하게도 밀도 소주를 빚고 있어요. 맹개술도가의 박성호 대표님은 직접 밀 농사를 짓는 농부이시자 그 귀한 말로 독특한 풍미의 소주를 빚는 열정적인 술도가 대표님이시랍니다.
박성호 대표님께서 한창 술 연구에 몰두하기던 시절, 16세기 안동 선비가 쓴 옛날 요리책 《수운잡방》에서 밀로 소주를 빚는 방법에 대한 기록을 발견하고 확신을 얻으셨다고 해요. 책으로만 남아있던 500년 전의 전통주가 21세기에 다시 태어난 거죠. 맹개술도가의 대표 소주 이름인 '진맥'은 바로 밀의 옛날 이름에서 따온 거라고 합니다. 정말 신기하고 멋지지 않나요?
|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안동에서도 북쪽 끝자락, 낙동강 아름다운 청량산으로 둘러싸인 마치 섬 같은 외딴 마을, 맹개마을에 맹개술도가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육지로 연결된 제대로 된 길이 없어서 트랙터를 타고 강물을 건너야만 갈 수 있는 오지이지만 퇴계 이황 선생님께서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라고 감탄했을 정도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의 일부랍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약 3만 평이나 되는 드넓은 밀밭이 끝없이 펼쳐져요. 바로 이 푸른 밀밭에서 맹개술도가의 자랑, '진맥' 소주의 귀한 원료가 되는 유기농 통밀이 자란답니다. 밀밭 옆에는 은은한 술 익는 향기가 가득한 토굴 숙성고 'ㅅ술 그리다'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아늑한 숙박 시설 '소목화당' 그리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체험 공방 '밀그리다'가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어요.
| 특별한 양조장 투어
국내 유일의 밀 소주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밀 소주에서 정말 통밀빵 같은 고소한 풍미가 느껴지는지 궁금하시다면 맹개술도가 양조장 투어에 꼭 참여해 보세요. 밀 씨앗이 한 방울의 귀한 술이 되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을 곳곳을 들러보고 다양한 도수의 밀 소주를 직접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양조장 투어는 트랙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는 특별한 경험으로 시작돼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겠죠? 산 아래를 깎아 만든 숙성고 안으로 들어가면 은은하면서도 깊은 술 익은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오크통과 전통 항아리에 담긴 소주 원액은 최대 3년까지 숙성되면서 더욱 깊고 풍부한 맛과 향을 찾게 된다고 해요.
투어의 마지막 코스에서는 간단한 다과와 함께 맹개술도가의 대표 밀 소주 3~4종을 시음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곡물 향이 목을 타고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알싸한 맛은 마치 안동의 깨끗한 땅과 따뜻한 햇살을 그대로 마시는 듯한 특별한 기분을 선사해 줄 거예요. 맹개술도가 양조장 투어는 온라인(네이버 예약) 또는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 맹개마을 방문 꿀팁!
맹개마을은 2024년에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에요. 자연 속에서 조용히 쉬어가고 싶은 분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 활동과 함께 특별한 팜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문의해 보세요. 황금빛 밀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초여름(5월 말 ~ 6월 초)과 하얀 메밀꽃이 소복하게 피어나는 9월은 맹개마을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하니 이 시기에 방문하면 더욱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 제주맥주 : 제주 바다를 닮은 상큼한 수제 맥주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곳은 아마 많은 분들이 편의점에서 한 번쯤 보셨을 친숙한 수제 맥주 브랜드, 바로 제주맥주입니다. 특히 화산섬 제주의 맑고 깨끗한 물과 향긋한 제주 감귤 껍질을 사용해서 끝맛이 아주 상큼한 '제주 위트 에일'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2018년에 문을 연 제주맥주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재미있는 양조장 투어를 통해 제주를 대표하는 핫한 관광 명소로 떠올랐답니다.
| 제주의 푸른빛을 담은 공간
제주 서쪽의 아름다운 금능해변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제주맥주 양조장이 자리하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제주 위트 에일 캔의 청량한 에메랄드빛 컬러는 바로 이 금능해변의 아름다운 바다색을 그대로 담아낸 거라고 해요. 양조장 투어는 2층과 3층에서 진행되는데 3층에는 갓 만든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분위기 좋은 펍과 다양한 제주맥주 관련 귀여운 굿즈를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 숍이 마련되어 있어서 맥주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 맥주가 만들어지는 특별한 여정
전문 도슨트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맥주가 만들어지는 흥미로운 양조 과정을 자세하게 들러보고, 제주의 특별한 맛과 향을 담은 맥주 샘플러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에요. 맥아(보리에 물을 부어 싹을 틔운 후 말린 것)와 홉과 같은 맥주 원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부터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맥주 양조 탱크까지 맥주가 탄생하는 모든 과정을 약 40분 동안 아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답니다. 맥주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도 투어를 통해 맥주에 대한 흥미가 마구 샘솟을 거예요.
| 맛있는 맥주의 비밀
맥주의 맛은 물이 좌우합니다. 약 2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땅속에 머물며 자연적으로 깨끗하게 여과된 제주의 귀한 화산 암반수가 제주맥주 제조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제주맥주의 부드러운 목 넘김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투어 후에는 3층에 위치한 펍으로 이동하여 투어 티켓에 포함된 시음권으로 제주맥주 샘플러 4잔을 맛볼 수 있습니다.
생산 직후 바로 마시는 신선한 맥주의 풍부한 향과 섬세한 맛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특별한 즐거움입니다. 상큼한 감귤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제주맥주와 함께 바라보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은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제주맥주 양조장 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한 우선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미리 예약을 하지 못했더라도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무료로 상시 입장할 수 있는 3층 펍에서는 갓 뽑아낸 신선한 제주맥주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제주맥주 관련 귀여운 굿즈를 구경하고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전국 각지의 매력적인 양조장에서 빚어낸 특별한 술과 함께 잊지 못할 풍류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맑은 물과 정성으로 빚어낸 전통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개성 넘치는 수제 맥주 그리고 그 술들이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공간들을 단순한 술자리를 넘어 오랫동안 기억될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혹은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며 술 한 반에 담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느껴보는 특별한 봄날 여행을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