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여행지
'난이도별 설산 여행지 추천'
1. 제주 한라산
코시국 이후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산보다 영화관이나 노래방과 더 친숙했던 MZ세대도 산스타그램, 등산 장비, 등산복 등 해당 분야 전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등산러의 눈물겨운 도전만큼이나 주목받은 건 한라산의 눈부신 설경입니다.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하얀 눈꽃은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안깁니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상고대와 눈꽃 터널로 장관을 이루는 멋진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Level 1. 초심자》
2. 평창 발왕산
√ 초심자란?
체력은 0%, 의욕은 100%로 남들처럼 등산을 하며 알찬 하루를 보내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주말마다 침대와 함 몸이 되는 방구석러.
발왕산은 평창군 진부면과 대관령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만큼 오대산(1,563m), 태백산(1,567m)에 버금가는 커다란 덩치를 자랑합니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 최초, 국내 최대 규모 스키장인 용평리조트의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정상근처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용평리조트 케이블카는 스키어와 일반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관광 케이블카입니다. 왕복 운행거리는 7.4km, 편도 소요시간은 약 20분입니다. 케이블카 탑승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덕분에 아늑한 캐빈 안에서 아름다운 설경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상부 하차장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발왕산 스카이워크가 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백두대간의 절경은 물론 강릉까지 내려다보입니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가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20여 분 정도 오르면 됩니다. 주변에 아기자기한 포토존과 조각품, 감성글귀가 적힌 팻말이 전시되어 힘들거나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3. 덕유산
곤돌라가 있는 무주 덕유산도 초심자에게 적합한 눈꽃 여행지입니다. 덕유산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른 뒤, 600m 정도 트레킹을 하면 최고봉인 향적봉(1,614m)에 닿을 수 있습니다. 한겨울 등산로는 얼음바닥처럼 미끄러워 넘어지기 쉽습니다. 부상을 면하려면 정상부 쉼터에서 아이젠을 미리 대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Level 2. 중급자》
4. 홍천 계방산
√ 중급자는 누구?
자의 반 타의 반, 가족 따라 친구 따라 열심히 놀러 다니다 보니 뜻하지 않게 동네 뒷산쯤은 쉬지 않고 거뜬히 오를 수 있게 된 세미 마스터.
계방산(1,579m)은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오대산 국립공원의 숨은 명산입니다.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등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사계절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겨울이면 설경을 보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등산로 입구인 운두령의 고도가 1000m 이상이라 들머리부터 화사한 눈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두령까지는 대절 버스나 택시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여기서부터 3시간 정도 등산을 하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운도령~물푸레나무, 군락~쉼터~전망대~정상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나 경사는 꽤 가파른 편입니다. 정상까지 1km를 남긴 지점부터 부드러운 능선길이 시작됩니다. 눈꽃 산행의 진면모도 이곳에서 절정을 볼 수 있습니다.
하산 코스는 주차장이 있는 삼거리로 곧장 내려가는 길과 오토캠핑장을 거쳐 내려가는 길로 나뉩니다. 오토캠핑장을 거쳐 내려가는 길이 더 길고 어렵지만 주목 군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이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이면 기막힌 설경이 펼쳐지는 태백산도 눈꽃 산행 일번지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와 달리 전반적으로 산세가 순하고 등산 코스도 짧은 편이라 중급자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유일사~천제단~망경사~당골로 이어지는 길이 가장 쉬우면서 설경을 제대로 만끽 할 수 있습니다.
《Level 3. 숙련자》
5. 울릉도 성인봉
√ 숙년자는 누구?
취미와 특기 사이.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하고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온몸이 쑤시는 프로 등산러.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지역입니다. 장마철에 비가 잘 내리지 않는데도 연 강수량이 1,400mm에 육박하는 이유는 겨울철 강설일과 적설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입니다. 이렇다 보니 12월에 접어들면 등산은 커녕 입도 자체가 힘들어진다. 성난 동해의 파도는 관광객은 물론 울릉도 주민들의 발목까지 기약없이 붙잡아두고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맘때 울릉도는 1년 중 가장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그중 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성인봉(986m)은 특별한 눈꽃 여행지로 첫손에 꼽힙니다. 두 눈 시리도록 푸른 동해 바다와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산은 무릎까지 쌓인 눈 이불 위를 마음껏 뒹굴어도 그 흔적이 금세 사라지는 이곳은 설국 그 자체입니다.
일반적인 등산 코스는 중심지인 도동에서 출발해 정상을 거쳐 반대편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다만 폭설로 버스가 다니지 않을 때에는 해안 도로까지 많이 걸어야 하므로 기상 상황에 따라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는 유연한 대처도 필요합니다.
6. 지리산
울릉도에 성인봉이 있다면 내륙엔 지리산(1,915m)이 있습니다. 중산리에서 출발해 장터목 대피소와 제석단을 거쳐 최고봉인 천왕봉으로 가는 코스가 가장 짧은데 장터목 대피소부터 그야말로 압도적인 설경이 펼쳐집니다. 해지기 전에 안전하게 하산하려면 강인한 정신력과 무하리필 체력이 필수입니다.
- 겨울철 등산 안전 수칙 -
① 산행 전 일기예보 확인하기 : 기온과 적설량을 체크하여 적절한 등산 코스와 산행 시간 예측
② 방풍, 방한, 방수 의류 및 필수 장비 챙기기 : 아이젠, 선글라스, 저체온증에 대비한 여분의 핫팩 등 준비
③ 일찍 출발하고 일찍 하산하기 : 해가 일찍 지는 계절 특성상 오후 4시 이전에 하산
④ 사고 시 신속하게 구조 요청하기 : 등산로에 설치된 표지판 번호, 스마트폰 GPS로 정확한 구조 지점 전달
[참고] 안전보건공단 블로그 '산행 전 알아보는 겨울 등산 안전 수칙'